만호는 지배인으로 일하는 김씨를 불러 물었다.
"종배는 어데 갔습니꺼? 안 비네?"
하품을 하며 휴게실에서 나오던 지배인이 무심하게 말했다.
"아까 그릇 찾으러 간다고 했는데, 아직 안 들어왔나?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지배인 김씨는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에 내려온 사람이었다. 중
국집의 지배인으로만 십년이 넘은 베테랑으로 처음 중국집을 여
는 만호에게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기도 했다. 술을 너무 좋아하
고 친구들을 좋아해서 가끔 지각을 하기도 했지만 자기 맡은 바
일은 누구보다 똑 부러지게 하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홀 식구들
관리까지도 김 지배인이 도맡아 하고 있었다. 지배인이 식당 여기
저기를 한참이나 돌아보고 난 후 얼굴이 벌게져서 달려왔다.
"종배 그녀석, 가방도 안 보이는데요?"
아차! 싶었다. 며칠 전부터 종배의 눈치가 이상하더니만 급기야
식당을 나간 모양이었다. 얼마 전부터 종배는 동네의 불량배들과
어울리는 눈치였다. 밤에 장사가 끝나면 나가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렇게 나가면 새벽이 되어야 들어오곤 했다.
어는 날부터는 담배도 피는 것 같았다. 오랫동안 종배를 보아 온
만호는 종배를 불러다 놓고 동생 다루듯 야단도 치고 달래기도 했
었다. 처음에는 반성도 하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도 하는
듯 했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그도 듣지 않는 눈치였다.
게다가 최근 여자 친구가 생긴 모양인데 자꾸만 서울로가자고
꼬드긴 눈치여서 그렇잖아도 만호가 신경을 쓰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기어이 일이 터지고 만 것이었다.
"종배 그 녀석, 서울로 도망간 게 확실합니다!"
지배인의 소리를 듣고 홀에서 나오던 여동생이 한마디 거들
었다.
"그찬아도 내가 종배한티 그 가스나, 여시라꼬 그리 조심하라 캤
드만.... 쯔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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