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혼자만 알고 있지 말고, 음식장사 잘하는 비법이 있으면 내
도 좀 알리도! 내도 좀 해볼라 카니까네!"
용이는 제법 심각하게 음식장사를 어떻게 하느냐고 만호에게
물어왔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고 대충 설명하고 말았는데 이야
기를 하면 할수록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조금 놀라기도 했
고 의외이기도 했다. 용이처럼 번듯한 회사를 다니는 친구가 왜
험한 음식장사를 하려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다.
"와~ 회사 다니기가 어렵나? 음식장사를 할라 카게?"
용이가 벌컥 술을 들이켰다.
"직장생활이 그리 수월할 줄 알았나? 헤헤. 그런기 아니라 우리
집 지하에 카페란 게 있는데, 제법 장사가 잘 되는 거 같아서. 그
거나 함 해볼까 하는데 내가 뭐 아는 게 있어야제. 그래서 물어보
는 기다. 니는 좀 알까 해서."
"카페?"
"응. 요즘에 와 레스토랑식 카페 같은 거 안 있나. 서양식 요리
도 팔고, 코피도 팔고 뭐 그런 곳 말이다. 밤에는 술도 팔고 그러
는지 제법 손님이 많다 아이가! 먹는 장사는 아무래도 밥장사, 술
장사가 최고다 아이가?"
만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랬다. 밥장사와 술장사는 망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 만호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진심으로 용이
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니처럼 직장생활만 하던 사람은 처음에는 힘들 끼라. 의외로 밥
장사, 술장사가 손이 많이 간데이. 종업원들 다루기도 어렵고. 내
도 얼마나 힘들게 하는데. 신중하게 생각하고 해라. 괜시리 섣불
리 회사 때리치지 말고."
"하하. 하여튼 자슥, 하나도 안 변했네. 딱 그만큼만 하모 더 나
아갈 생각을 안 하네! 모험을 안 해!'
용이가 만호의 술잔에 술을 채우며 낄낄거렸다. 만호도 술잔을
비우며 웃었다.
"그래. 내 어깨에 기댄 식구들이 몇인데 모험을 하긋노. 하고 싶
어도 위험하다 카모, 안 하는 기제."
술자리는 그렇게 밤늦게까지 계속되었다. 만호는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그 일은 만호의 뇌리 속에서 까맣
게 잊혀졌다.
만호가 다시 용이의 소식을 들은 것은 그로부터 몇 달 후였다.
회사생활이 힘들다며 투털거리던 용이는 급기야 회사를 때려치고
자신의 집 지하에 있는 카페를 인수받아 가게를 연 모양이었다.
처음에야 고생을 좀 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했
다. 그런데 갑자기 외국에 나가게 되었다 거였다. 만호는 급하
게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용이를 만나러 나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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