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짜장면을 먹은 사람들은 부산에서 제일 맛나는 짜장면
가게란 소문을 내주기도 했고, 특별한 것이 들어간 맛난 짜장면
가게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만호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끼기도 했지만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오빠야.좋은 뜻인 것은 내도 알겠는데, 이러다가는 저녁 재료까
지 몽땅 써쁘려도 모자랄 판이다.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
소리가 있다 아이가!"
그랬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난 후, 남은 재료들을 사용해서 만들
수 있을 만큼만 공짜로 줘야지 하고 생각했었지만, 배가 고파서
먹으러 오는 사람들을 차마 그냥 돌려 보낼 수는 없었다.
한 그릇, 한 그릇만 더.... 하다 보니 먹으러 오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만호네 찬거리는 하나 둘씩 동이 나기시작했다.
그러니 한편으로는 뿌듯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나쁜 것보다 좋은 것이 더 많았다. 더욱이 좋은
일을 하는 경우에는 모두 돕고 나서는 것이 사람들 사는 정인 모
양이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만호네 가게 앞에는 온갖 재료들이 쌓이기 시
작했다. 저녁장사를 마치고 가는 시장 사람들이 채소를 만호네 가
게 앞에 놓아두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차피 오늘 지나몬, 다시 들어가 팔 수도 엄따. 만호 니 짜장
면에 넣어가 팔그라!"
"아이고마. 내는 모 딴 거는 못 도와주고, 밥 필요하면 말해라.
밥장사 하니까네 팔다 남은 밥이 있음 버리기도 아깝고..... 배고
픈 사람들이 배불리 먹어주몬 내도 좋고."
만호는 하나 둘씩 쌓여가는 식당 앞의 재료들을 보며 시장 사람
들의 온정을 느끼며 마음 한 구석이 따스해졌다.
만호는 가게 안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돌아보았
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힘들고 어렵다고 하여도, 세상은 역시 살만
한 곳이라는 생각에 만호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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