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4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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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4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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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6-03-22 15:41 조회8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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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합니더! 사장님!"
 
 주방장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했다. 만호는 미소를 지으

며 주방장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그동안 수고 많았데이. 가서 어머니 병수발 잘 허고."

 주방장은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떼어 놓으며 몇 번이나 뒤돌아

손을 흔들었다. 만 3년이었다. 처음 중국집을 열면서부터 오 주방

장은 만호와 함께 했었다. 말이 없고 차분한 오 주방장은 듬직한

만호의 오른팔과 같았다.홀의 책임졌던 김 재배인은 말이 많은

타입의 사람이라, 직원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이

었다면 오 주방장은 그저 말없이 직원들의 어깨를 툭툭 두들겨 주

던 맏형과 같은 사람이었다.

 그런 주방장이 떠난다고 하니 다들 섭섭한 얼굴이었다. 만호는

섭섭함을 넘어 막막하기까지 했다. 만호에게 주방장은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 그러나 주방장의 사정을 듣고 보니 마냥 만호

의 입장만을 생각해 붙잡아 둘 수는 없었다.

 홀어머니에 외아들이라고 했다. 그렇잖아도 매주 일요일이면 주

방장은 먼 진주까지 내려가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오곤 했다. 나

이가 많은 어머니는 외롭게 혼자서 일주일을 지내다가 토요일 밤

차로 내려오는 아들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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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토요일 밤차로 내려간 주방장은 월요일 새벽에 올라와

바로 식당으로 나오곤 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30년

을 살았다고 했다. 그런 오 주방장에게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이었을 것이다.

 그 소식을 들은 날 밤, 주방장은 주방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며

울었다. 퇴근 준비를 마치고 힐끔 주방을 바라보던 만호는 들어가

오 주방장과 술잔을 기울였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었던 만호 역시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 남다른 감정이 있어서 였는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사장님, 고향에 내려가 봐야겠습니더."

 하도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마지막 소주잔을 털어 넣고 나서

오 주방장이 말했다.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만호는 말하지 않

아도 짐작이 갔다. 두 사람은 그렇게 말없이 한동안 고개를 숙이

고 앉아 있었다. 달도 기운 밤이었다.

 "얼마 못 사신다 캅니더. 돌아가실 때까지 옆에서 돌봐 드리고

싶습니더."

 그 듬직한 사람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었다. 만호 역시 눈물을

닦았다. 만호는 오 주방장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나중에 주방 일을 다시 하고 싶으면, 맨 먼저 이리 오이소.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일자리 마련해 줄테니. 어머니 봉양 잘 허고."

 "예."

 "내도 어머니를 일찍 여의가 많이 그립다 아이가. 머리 굵어지고

철들고 돈도 벌고.... 이제는 조금 호강도 시켜드릴 수 있을 거 같

은데... 주방장, 자네는 내보다는 낫네. 그러이 어무이랑 정답

게 지내이소. 돌아가시고 나서 후회하지 않게 잘해 드리고 또 잘

해 드리고... 보고 또 보고.... 어무이 돌아가시고 나면....

 많이 그리운 기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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