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하여 검사를 받으면서도 만호는 자신의 눈이 점점
나빠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눈 앞에 가로막는 하얀 이물질 같
은 것이 점점 커질 때도 있었고, 눈위 양쪽으로부터 어두워지는
것이 어는 날은 눈 가운데로 어두워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눈이 점점 나빠진다는 징조라는 것을 당사자인 만호
가 모를 리 없었기 때문이다.
막상 병원에 오고 나니 가장 초조해지는 것은 만호였다. 오랜 시
간에 걸쳐 정밀검사를 마친 후, 의사선생님은 만호와 아내를 불러
앉혀 놓고 이야기를 하였다.
아내는 저도 모르게 만호의 손을 꼭 잡았다.
"차트를 보니 지난번에 다른 병원에서 한 번 망막박리의 위험에
대해 들으신 바가 있더군요. 그때, 정밀검사를 받으라는 이야기를
못 들으셨습니까?"
의사는 무덤덤하게 이야기 했지만 마치 사형선고를 받는
사람 같았고, 아내 역시 초조한 얼굴로 만호와 의사의 얼굴을 차례
로 바라보고 있었다. 의사의 말에 만호보다 아내가 먼저 놀랐다.
"망막박리요? 그기 뭡니꺼?"
"조만호씨의 눈 망막이 다른 사람들보다 얇아서 상처를 받기에
매우 쉽다는 겁니다. 그리고 현재, 그것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
구요."
만호 역시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주 모르는 병이 아니니 그나마 댜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번 의사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조심하면 된다고 했으니
그렇게 큰 병은 아니겠지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사의 입에서는 전혀 뜻밖의 이야기가 튀어 나왔다.
"그동안 뭐하시다가 이제야 오신 겁니까.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
입니다. 곧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수술이요?"
놀라기는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만호는 초조하게 의사를 바라보
았다. 내 눈이 수술을 할 정도까지 나빠졌다는 건가. 아내는 얼굴
이 하얗게 변하여 의사선생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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