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만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만호는 말없이 자신을 바
라보는 아내에게 이제는 좀 쉬어도 된다는 무언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다. 어찌 해결하고 있나 궁금해서 안 그라나. 당신 혼자서
힘들게..."
"지 혼자 뛰어 댕기는 거 아임니더. 행님도 도와 주시고, 아가씨
도 도와 준다 이임니꺼."
"그래서 오늘은 와 나갔는데. 한동안 잠잠하더니만 급하게 나갔
다 아이가."
아내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간 벌어진 일들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큰 문제를 해결하고 왔다는 것을 만호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내는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만호가
일부러 물었던 것이다. 아내는 망설이는 눈치였다. 만호가 다시
재촉을 하며 물었다.
".....카페 정리했나?"
만호에게 말하지 않고 처리할 문제는 그것밖에 없었다. 아내가
놀란 듯이 만호를 바라보았다. 만호가 씩 웃었다. 아내는 그제서
야 만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
지 않는 집안 사정을 만호에게 들켰다는 듯한 씁쓸한 미소였다.
"조심한다 캤는데, 우째 그리 눈치가 빠릅니꺼! 맞씸니더. 오늘
카페 정리하고 왔심니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런 이야기를 아내에게 듣고 나자
만호 역시 섭섭함을 숨길 수가 없었다.
카페는 그동안 만호와 가족들이 먹고 살 수 있었던 수단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것을 정리하고 나면 무엇을 해서 먹고 살 것인지
그것이 제일 걱정이었다. 그런 만호의 걱정을 아내가 모를 리 없
었다. 아니 만호보다 더 느끼고 있는지도 몰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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