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씨는 무슨 실습을 그리 무식하게 합니꺼! 아예 그러다 골병
납니더! 천천히 하이소!"
땀을 뻘뻘 흘리며 실습의 상대 역할을 해주시는 선생님이 일어
나 앉았다. 시원하기는 하지만 땀을 흘리며 지압하는 만호가 보기
에 딱했던 모양이었다.
"시험이 매일 있는 것도 아이고, 일 년에 두 번 있다는데, 연습
을 게을리 하면 됩니꺼!"
"만호씨야 당연히 합격할 깁니더! 이리 매일 연습하고 또 연습하
는데 어째 안 된단 말입니꺼! 이제 시험 때까지 컨디션 조절이나
하이소!"
곧 있을 시험에 대비해서 수료생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실습 상
대자가 되어 지압을 차례로 받았다. 이것은 배운 대로 제대로 혈
자리를 짚는지, 어깨와 등, 팔과 다리의 안마를 제대로 순서대로
하고 있는지, 지압을 받고 나면 느낌이 어떤지 솔직하고 까다롭게
충고하고 설명해 주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한두 시간 실습을 하고 나면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녹초가 되곤했다. 만호는 흠뻑 땀을 흘리고 난 후 샤워를 하는 그
대가 가장 행복했다. 자신이 비로소 살아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들기 때문이었다. 마치 예전에 단무지를 팔러 다닐 때, 가지
고 나온 통을 모두 비우고 나서 빈 통을 보며 땀을 닦던 그때의 그
느낌이 들곤 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몸을 써서 돈을 벌게 되었다는 뿌듯함, 그리고 한 가정을
스스로 책임지고 있다는 당당함. 어쩌면 만호가 느끼고 싶었던 것
은 그러한 자신감과 뿌듯함일지도 몰랐다.
만호가 두 눈을 잃고 나서 가장 힘들어 했던 것 역시 바로 이 점
이었다. 앞으로 평생을 아내의 옆에 붙어서 밥이나 축내는 사람이
된다는 것.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자신을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다. 그토록 아내가 반대를 함에도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던 것도 바로 그러한 열망
그것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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