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지압사 공부를 시작해 보겠다는 만호를 말렸다. 이제야
무리하지 않고 일하는 둣해서 좀 편하게 지내보다 했더니 도다시
몸을 쓰는 일에 뛰어들겠다는 만호가 영 걱정스럽다는 얼굴이었
다. 그러나 무엇이건 한 번 마음먹은 건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만
호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아내는 잘 알고 있었다. 마지 못
해 아내는 너무 무리해서 하지는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지압사 자격증 시험을 보라며 허락을 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8년간 가족들과 함께 했던 이동문방구를 아내에게
맞긴 채, 만호는 제2의 인생과 가족들의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꿈과 희망을 안고 구포복지관으로 가게 되었다.
구포복지관은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활교육을
해주는 곳이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누
구보다 만호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구포복지관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
가야 하는지,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훈련을 시켜주었다. 이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최소한으로 받으면서 제 스스로 혼자서 삶을
꾸려나가는 것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었다.
만호는 그곳에서 재활교육을 받으며 점자를 배우고, 지팡이 짚
는 연습을 했다. 또 지압을 배우려면 최소한 중학교 졸업은 되어
야 한다고 해서 6개월 간 검정고시 준비를 한 후에 서울에서 검정
고시를 치렀다. 이 모든 과정을 마쳐야 수료원에서 지압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만호는 이 모든 것을 얻는데 성공
했던 것이다.
이는 구포복지관의 점자교육 이경희 선생님, 재활교육 김기만
선생님, 자립교육 한종욱 선생님과 같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무사히 교육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졸업할 때는 졸업장과 함께 2년 동안의 개근상과 노력
극복상 등을 받았다.
만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상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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