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회장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곳에 모인 사람들보다 잘나서 강연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도 이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저의 이
야기를 듣고자 모인 이유는 제가 장애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좌절
과 아픔을 딛고 일어난 저의 이야기를 돋고자 함이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세상을 보라고 말은 합니다만, 여기
단상은 제 마음속으로 보는 것과 조금은 다른 모양인가 봅니다.
자꾸 헛발을 딛게 되네요. 그렇습니다. 저는 두 눈이 보이지 않
습니다!"
갑작스런 농담에 분위기는 한결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여기저기
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너무 태연하게 두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고백을 하는 제가 신기한 듯 탄성을 내지르
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느새 객석의 사람들과 저는 자연스레 하나가 되어갔습니다.
저는 살아온 인생을 가까운 사람에게 털어놓듯 풀어나갔습니다.
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어느새 강연
장은 열기로 가득 차올랐습니다. 저는 쉴 새 없이 사람들에게 이
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습니다.
'세상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
이 조금 불편할 뿐인데도, 마치 그들이 범죄자인 양, 가까이 해서
는 안 되는 사람들인 양 치부를 해버리기도 합니다. 저 역시 살아
오면서 그러한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느끼고 아파했습니다. 그러
나 여러분, 그렇게 상처를 받기만 한다면 우리는 남들처럼 당당하
게 일어설 수가 없습니다. 장애는 비장애인보다 조금 불편할 뿐입
니다. 여러분은 그저 조금 불편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
입니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이상한 시선으로 보
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마음이 병든 사람들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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