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데서 일하는 아들은 조금 잘해 주면 기어오릅니더! 아닐
때에는 확실하게 아니라 말해 주고, 더 잘하던지, 아니면 다른 곳
으로 가라고 해야 열심히 일한다 아닙니꺼! 그동안 사장님은 너무
편하게 대해 줬어예! 이제부터는 안됩니더!"
종배가 자신에 차서 그렇게 말했을 때 만호는 이제 종배가 조금
은 어른이 되나보다 싶은 마음에 크게 문제 삼지 않았었다. 그래
종배가 간혹 손님들과 새벽까지 술을 먹고 다음날 늦은 출근을 할
때에도 만호는 그러려니 했다.
거래처 사장들이 찾아와서 만호에게 종배 그 자식 너무 한다는
소리를 할 때도 종배의 편을 들어주었다. 물론 이것은 지금껏 종
배에 대한 나름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종배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음을 만호는 알지 못했다.
'이, 이기 뭐꼬....'
만호는 넋이 나간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카페가 이렇게 엉망이 된 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그렇게 해 놓은
모양이었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은 아직도 마구잡이로 카페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만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보
았다. 그 중에 한 사내가 만호 앞으로 나서며 눈을 부라렸다.
"종배, 그 녀석 지금 어딨는교? 대체 어데로 빼돌렸나 이말입니
더!" "내 금쪽같은 돈을 가게 확장한다 카면서 가져가가, 어제부터 연
락도 안 됩니더! 사장님은 알고 있지예?"
종배가 고향 친구의 어머니라고 했던 분 같았다. 만호는 일단 자
초지종을 알아보고 어찌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종배가 무슨 일을 저지른 겁니꺼! 말씀 좀 해주이소!"
만호가 사람들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하자, 카페 여기저기서 욕
과 한탄이 섞여 나왔다.
"지금 모른다꼬 발뺌을 할 참인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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