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이는 가끔 '엄마는 혹시 마법사가 아닐까' 하고 생 각할 때가 있어요. 보지 않고도 수정이가 간식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를 척척 알아맞히시니 말이에요.
"자, 잘못했어요. 엄마......"
수정이는 뭔가 잘못했을 때, 존댓말이 나오는 버릇이 있 어요. 특히 엄마 몰래 무언가를 먹고 난 후에는 그 증상이 더욱 심해져요.
"밥 막기 전엔 과자 같은 거 먹지 말랬잖니. 몸에도 안 좋다니까.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지." "햄이 없잖아요."
"또 햄? 골고루 먹어야지. 그래야 건강해지고, 살도 빠지 는 거야. 저녁상에 올라온 것들은 전부 건강에 좋은 음식 들이야. 먹다 보면 맛있어질 거야. 수정이가 좋아하는 피 자나 햄버거보다는 입에 안 맞을지 몰라도 몸에는 훨씬 좋 은 음식이니까 맛있게 먹도록 해."
"그래도 여기 있는 건 전부 다 내가 싫어하는 반찬들인 네......." "아이고, 우리 수정이 언제 철드나....... 일단 저녁 먹고 엄마랑 이야기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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