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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적금을 깨고 낸 합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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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4:19 조회1,7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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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은 합의가 안 되면 구속될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가 자랑인 양 마스크를 의기양양하게 벗어보였다. 그날은 멀쩡한 것 같았는데 피해자의 이빨이 철사로 엮여 있었고 입도 퉁퉁 부어 있었다. 진단이 몇 주 나왔다며 어쩔 거냐며 눈을 부릅떴다. 상처가 있으면 치료를 해주어야겠지만 그보다는 합의금을 받아내려는 속셈이 뻔했다. 그는 형사들에게 드링크를 사와서 주욱 돌렸다. 형사들에게 로비를 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어렵고 힘들게 살아왔어도 경찰서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합의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합의금을 너무 많이 요구하는 것이었다. 봉급도 몇 달 받지 못하고 있는데 합의금을 마련할 리는 만무했다. 집에 알려서 내 적금을 깨야 할 정도로 주인은 능력이 되지 않았다. 저녁 시간은 다 되어가고 있는데 주인이 내게 부탁했다. 내가 합의금을 빌려주면 앞으로 갚아주겠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아버지에게 은행에 가서 적금을 깨오라고 부탁드렸다. 그 당시 액수가 얼마였는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때 돈으로 대략 몇 십만 원을 주고 합의하였던 것 같다. 내겐 무척 큰돈이었다.

 

  경찰서에서 풀려난 주인과 나는 다시 가게로 돌아왔다. 장사는 그런대로 잘 되는 편이었다. 밀린 봉급도 받았고 주인에게 빌려준 돈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받았다. 그런데 장사가 좀 잘 되고 하니 누군가가 권리금을 많이 준다며 팔라고 한 모양이었다. 주인은 중국집을 권리금을 많이 받고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넘겼다. 안락동에서 다른 장사를 시작한다고 하여서 그가 이사하는 것을 도왔다. 새로운 주인은 내가 계속 주방장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내 밑으로 라면장도 한 명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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