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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초등학교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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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4:39 조회1,7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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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아이들은 엄마 손을 붙잡고 학교에 가는데 나는 누나의 손을 잡고 사하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어머니는 폐결핵을 앓고 계셨다. 요즘 같으면 좋은 약에 좋은 음식으로도 치료가 잘 되겠지만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먹는 음식도 부족할 뿐더러 제대로 된 병원 치료도 받을 수가 없었으니 치료가 될 리 만무했다. 먹을 것이 생기면 자식들 먼저 챙기게 되다보니 정작 당신 자신은 제대로 챙겨먹지도 못했을 것이고 건강도 좋아질 리가 없었을 것이다.

 

 당시 학교 다닐 때는 요즘처럼 물자가 풍요롭지 않아서 모든 게 귀하기도 했겠지만 살아가는 게 대다수가 어려운 때였다. 보통 책보라고 하는데 까만 천으로 책과 학용품을 싸서 어깨나 허리에 차고 다녔다. 요즘 같이 좋은 가방, 유명 메이커가 난무하는 시절로 생각하면 큰 착오다. 공책은 요즘에 나오는 재활용품노트처럼 누리끼리한 종이로 만들어져서 글씨를 쓰다보면 구멍이 나고 쉽게 찢어졌다.

 

 연필도 흑연의 질이 떨어져서 필기를 하다보면 공책에 구멍을 냈고 잘 써지지 않아서 침을 묻혀야 진하게 써졌다. 게다가 손에 잡기도 힘들만큼 짧아진 몽당연필을 끝부분까지 써야 했다. 또 신발은 아주 부잣집 아이가 아니면 운동화는 꿈도 꿀 수 없어서 검정 고무신을 주로 신고 다녔다. 그러나 배고픈 철부지 아이들은 집에 오는 길에 고무신을 일부러 찢던지 벽돌에 갈아서 구멍을 내어서 엿을 바꿔먹었다. 집에 와서는 부모님께 엄청 꾸중을 듣는 일은 흔한 일이었다.

 

 나는 어린 마음에 빨리 커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싶었다. 중학교를 다니게 되면 교복을 입고 운동화도 신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요즘은 물자가 넘쳐나서 자원을 절약할 필요성을 느끼기 쉽지 않다. 재활용하거나 아껴 쓰는 것을 너무 소홀히 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물론 일부일 수도 있겠지만 어려운 시절을 살아본 나로서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하면 아끼고 줄이면서 생활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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