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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내가 장가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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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4:09 조회1,6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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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는 만날수록 매력 있는 아가씨였다. 시간이 갈수록 감정이 깊어졌고 선본 지 넉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혼자 벌어서 장가를 가다보니 결혼자금도 빠듯했다. 그런 내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처가에서는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사하소방서 뒤에 있는 단칸방을 얻어 신혼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결혼식 날을 정하고보니 결혼식에 올 친구들이 없었다. 바삐 사느라 연락하고 지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친구들도 없이 결혼식을 할 형편이었다. 지난 번 시장에서 자장면 장사를 할 때 우연히 만난 친구, 용이만 그 이후로 가끔 연락을 하고 있었다. 그를 찾아가 내 결혼소식을 알리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여행사 일을 하던 그 친구가 염려 말라며 여기 저기 수소문을 해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주었다.

 

  내 결혼기념일은 1월 1일, 양력설날이다. 그것도 오전 11시에 식을 올렸다. 그때 내 나이가 스물일곱이었는데 친구들은 한창 때라 연말이다, 망년회다 하여 한참 술자리가 많을 때였다. 그런데 오랫동안 연락도 안 하던 친구가 새해 첫날, 그것도 술도 깨지 않은 오전에 결혼식을 한다며 와달라고 하니 반가워할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참석해준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지금도 용이와 결혼식에 와준 친구들의 고마움은 잊지 않고 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술 한 잔 사며 그때의 고마움을 갚고 싶었는데 그 역시 살다보니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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