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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안타까운 큰형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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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4:19 조회1,6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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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영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다. 형수였는데 형님이 죽었다는 연락이었다. 날벼락이었다.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며 이제야 조금씩 생활의 기반이 마련되어가는 중이었는데 청천벽력이었다. 형님이 남긴 사남매 중 막내아들은 돌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형님은 일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 속도 꽤 썩였다. 형수는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방 하나를 세주었는데 그 방에 살던 아주머니의 조카였다. 공장에 다니느라 와 있었는데 그때 형님하고 사귀게 되었다. 어머님이 안 계시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집에 와서 밥도 하고 집안일도 하였다. 서로 아는 처지라 별 반대 없이 가족이 되어 살아가게 되었다. 그 어려운 시절에 애기를 낳고 없는 살림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집에서는 형수가 어머니 대신이었다. 동생들을 돌보는 것도 모두 형수의 몫이었다. 살림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행복한 생활이었다.

 

  주인한테 사정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갔다. 형님의 사망 원인은 자전거 사고였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술을 한 잔 한 모양이었다. 지금은 복개하여 차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자정이 넘은 어두운 밤에 술까지 한잔 걸치고 자전거를 타고 오다가 난간도 없는 괴정천 밑으로 추락사한 것이었다. 형사들도 와서 현장을 살펴보았지만 타살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부검을 하기로 하였다.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형의 시신이 개천에서 올려져 있었고 하얀 천으로 덮여 있었다. 신문배달을 하던 아이가 형님을 알아보고 신고를 했다고 하였다. 아버지는 참담한 표정이었고 형수는 통곡을 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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