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있을 때에는 질서가 잡히는데 나 혼자 있으면 엉망이었다. 아내만 없으면 아이들이 떼로 몰려와서 정신을 쏙 빼놓았다. 내가 앞을 볼 수 없는 걸 이용해서 과자를 슬쩍 집어가는 녀석들도 있었다. 생각다 못해 아이들이 몰려오면 한 줄로 세워놓고서 한 명씩 들어와 과자를 사게 했다. 그래도 아이들과 지내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다. 그렇게 몇 년이 금방 지나갔다. 나 몰래 과자를 슬쩍 하다가 일곱 번이나 붙잡힌 아이가 있었는데 안 걸린 것도 수십 번은 될 것이다.
어느 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똥차아저씨, 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녀석 목소리였다. 나는 잘 되었다 싶어서 말했다. “어이, 전과 7범, 이제 과자 값 줄 때 안 되었나?” 그랬더니 그놈도 괴짜였다. “유효기간이 지나서 안 줘도 돼요.” 하는 것이었다. 나는 “잘 먹고 잘 살아라.” 했다.
우린 둘 다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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