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압원 개원을 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 나에게 돈을 빌려줄 사람은 없었다. 다행히도 노점 장사할 때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보험을 들어놓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을 담보로 약관 대출을 받게 되어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오래된 건물이라 시설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 일단 지압원에 맞게 시설을 해야 했는데 가진 돈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며 모아놓은 돈과 아이들이 아르바이트해서 모아둔 돈을 모두 개원 준비에 썼다. 가까스로 개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간판만 걸어 놓는다고 손님이 저절로 오는 게 아니었다. 홍보가 되지 않아 아는 몇 분을 제외한 손님은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 꿈에 그리던 내 지압원이었지만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 어떻게 해야 최소한의 현상유지를 할 수 있을지 궁리 끝에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전포복지관에 연락을 하여 일주일에 2~3 회 정도 나이가 많으신 분들에게 무료치료를 해주기로 한 것이다. 무료 손님이라도 일단 내게 오시면 나는 정성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때 내 신조는 ‘내일은 없다’였다.
오늘 열심히 하지 않으면 손님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이 중요하고 현재 이 시간을 열심히 해야 내가 살 수 있다. 내일 오면 잘 해드려야지 한다면 그 손님은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오늘 땀 흘리지 않는 사람은 내일도 비전이 없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내가 이 정도도 극복하지 못하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다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나중에라도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때 가서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무료봉사를 하다 보니 차츰 사람들에게 지압원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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