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는 밥해먹는 일도 쉽지 않았다. 때마침 옆집에 팔닥추어탕이라는 음식점이 생겼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젊은 사람 둘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제껏 혼자서 끼니때마다 차려먹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밥집을 정해놓고 먹기로 했다. 매일 추어탕을 먹기로 했는데 지금까지도 그렇게 하고 있다. 매일 가니까 조남숙 씨가 묻는다. “선생님, 추어탕 안 질리나? 맛도 모르고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말이다.” 내가 대답했다. “내 입을 봐라.” 아무 거나 잘 먹는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