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압원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컴퓨터도 없이 덜컥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놓고 보니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다. 마침 옆집에서 쓰지 않는 컴퓨터가 있다고 해서 적당한 가격을 주고 구입했다. 체신청에서 주관하는 장애인을 위한 컴퓨터교육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신청을 하자 강사가 직접 방문교육을 해주었다.
처음 만져보는 것이라 컴퓨터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컴퓨터 교육보다는 타이핑을 배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처음에야 누구든 어렵지만 우리는 눈감고 자판을 쳐야 하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강사는 친절하게 나를 가르쳤다. 4차 교육과정까지 총 240시간을 배우고 나서야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음성변환 프로그램을 깔아서 내가 자판을 치는 것이나 읽어야 할 것들이 사람의 목소리가 되어 들렸다. 그러다보니 홈페이지 관리도 내가 직접 할 수 있게 되었고, 필요한 것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고 신고하면 체신청에서 수리기사나 강사를 보내주었으므로 사용하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하루는 나를 가르쳐주셨던 김원희 선생님이 오셨다. 정말 반가웠다. 선생님은 내 컴퓨터를 손봐주고 “조만호 씨는 시각장애우들 중에 컴퓨터로 익힌 기능은 제일 적은데; 컴퓨터 활용도는 최고다.”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 저는 머리 용량은 286 컴퓨터인테 사용은 486으로 쓰니 머리가 아픕니다.”하고 내가 말해서 함께 웃었다.
컴퓨터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오늘의 나는 자서전을 낼 생각을 하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나는 두 번 인생을 산다고 했지만 컴퓨터를 배움으로써 실은 제3의 인생을 산다. 방문교육을 받게 해준 체신청에 대해서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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