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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문구류는 보육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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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3:10 조회1,5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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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은 없어도 한 번 해보자 하면서 개원 준비를 했다. 독립하면서 나만의 일터가 생겼고 또한 열심히만 하면 살아갈 수 있다 생각하니 힘이 났다. 아내에게 계속 장사를 시킬 수도 없거니와 개원하면 아내의 도움이 필요할 거라 생각되어 문방구를 정리하기로 했다. 재고를 싸게 팔아버릴까 했으나 이 물건들을 필요한 곳에 기증하기로 마음먹고 알아본 결과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보육원과 연락이 닿았다. 고맙다며 물건을 실을 차를 보내왔다.
 
 
  몇 년 동안 내 손때가 묻고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린 것들이 남의 차에 가득 실려 떠나는 걸 보자니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앞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었고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하는 거라고 더없이 기뻤다. 값비싼 물건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필요한 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시력을 잃은 지 십년 만에 남 좋은 일을 하고 보니 눈은 보이지 않았으나 마음이 환해지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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