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명자들에게 의지와 용기를 주는 사람
강말중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상기인은 유년시절부터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누구보다 강한 생활력으로 삶을 진취적으로 일구어 가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창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펼칠 젊은 나이에 뜻하지 않게 망막박리라는 질환으로 인해 시력의 장애를 가지게 됩니다.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신기루 같은 빛이라도 보기 위해 수십 번의 수술과 온갖 방법의 치료를 다했지만 그는 결국 시각장애1급으로서의 삶을 몫으로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만호 씨는 청천병력과도 같은 이 큰 시련을 강하고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는 결국 사랑하는 가족들의 힘과 오뚝이 같은 정신력으로 다시 사회와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처음 흰 지팡이를 손에 잡았을 때 한없이 눈물을 흘렸던 그가, 검정고시합격, 2년 동안의 직업재활 교육을 마치고 새로운 빛과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특유의 열정과 근면성, 많은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지역 내 견실한 지압원 원장으로 제2의 삶을 멋있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많은 중도실명자들 중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인생의 멋있는 이모작을 잘 설계한 사람입니다. 또한 볼 때마다 경쾌한 웃음과 밝은 목소리로 항상 주변을 환하게 만들어 주었으며 온정을 잘 베풀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조만호 약손 지압원’에는 지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조만호 씨가 이번에 계획하고 있는 자서전은 단순 파란만장한 개인의 인생 회고록이 아닙니다. 그의 삶은 지금도 실명의 아픔으로 허덕이고 재활을 감히 생각하지도 못하는 중도실명자들에게 의지와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증표입니다. 또한 그의 소중한 경험담은 재활 교육을 막 마치고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이들에게도 상징적인 모티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아무쪼록 그동안 조만호 씨의 노력과 애씀에 뜨거운 찬사를 보내며 이번 자서전 출간 계획을 시각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대적으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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