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주도 여행을 간 뒤로 나와 아내는 약속했던 대로 몇 번 더 제주도를 다시 찾았다. 가이드 김선옥 씨와의 인연은 제주도에 두 번째 갔을 때였다. 시각장애인을 안내해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는데 나를 대하는 태도가 보통 사람들처럼 어색하지 않은 반면 배려는 세심했다. 내리고 탈 때 편리하도록 앞자리를 배정해주고 공항에서도 있는 줄도 몰랐던 장애인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여행사를 통해 다녀서 몰랐는데 내 비행기 표와 장애인 카드가 있으면 14 만 원을 환불받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도 선옥 씨와는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묻고 제주도에 갈 때마다 시간이 되면 공항까지 나와 아내와 나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그녀가 데려가는 갈치구이 집의 식사도 매우 맛있었고 그녀가 소개해주는 택시도 아주 친절했다. 그런 친절에 아내는 매우 흡족해했고 그런 아내를 보는 나도 당연히 좋았다. 선옥 씨는 이따금씩 제주 특산물인 갈치나 한라봉 등을 택배로 보내준다.
요즘 세상에 과연 선옥 씨 같은 사람이 있을까 싶다. 요즘 경제도 어렵고 무역수지 적자도 커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해외여행보다는 우리의 관광지를 찾아주는 것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세계의 섬 제주도의 홍보대사나 다름없는 가이드 선옥 씨의 친절과 배려가 제주도를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든다. 아름다운 이름처럼 선옥 씨는 오늘도 많은 사랑을 베풀며 제주의 얼굴이 되어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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