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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장인과의 마지막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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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2:57 조회1,6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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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가에 마음고생을 드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맏사위로서 두루두루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을 남긴다. 지압원을 차리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부모님께 효도를 하려고 보니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었다. 아버님도 돌아가시고 처가의 장인장모님도 연로하셨다.
 
  내 부모님은 모두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내가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주셨던 장인장모님께라도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 해드린 선물이 장모님의 목걸이와 장인어른의 휴대폰이었다. 두 분 모두 기뻐하셔서 내가 더 마음이 흐뭇했다. 사위란 놈이 귀한 딸내미를 데리고 가서 하루도 편하게 못해주었으니 얼마나 마음을 졸이셨을까, 그걸 생각하면 늘 죄인 같았다.

 

  장인께서는 말년에 폐암말기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계셨는데 나는 일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전화안부를 드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그런데 임종을 며칠 남기고 내가 갔는데 장인어른께서 내 손을 꼭 잡으셨다. 기력도 없는 앙상한 장인의 손을 잡으며 나는 아무런 할 말도 없었다. 내가 드릴 수 있는 한마디는 다만 “죄송합니다.”였다.

 

  장인은 내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마지막 사력을 다해 내 손을 꼭 쥐어주셨다. 나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인사라는 것을. 사위가 되어 제대로 자식 노릇 한 번도 못해드린 게 괴롭고 죄송해서 나는 가슴으로 울고 있었다. 장인어른과 작별의 인사를 하도록 아내를 처가로 보냈다.

 

  그 후 사흘 뒤에 장인어른은 세상을 떠나셨다. 장인은 병석에 누워계시는 동안 조 서방 같은 사람 없으니 잘해주라고 아내에게 늘 당부하셨다고 한다. 처음엔 못마땅했고 더구나 장애까지 얻게 된 부족한 사위였지만 마지막에는 걱정을 내려놓고 편히 떠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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