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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야; 뵈는 게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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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3:15 조회1,7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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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거리를 걷고 있는데 머리에 무언가가 부딪쳤다. 이마가 아팠다. 뭐지 싶어서 지팡이로 머리 위를 툭툭 쳐보았다. 아마도 길가의 상점에서 인도 쪽으로 차양을 쳐놓았는데 내 키가 크다 보니 걷다가 걸린 모양이었다. 나에게 지팡이는 손과 눈이어서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쳐본 것인데 자기네 천막을 지팡이로 찔러보는 내가 가게 주인은 마땅치 않았던 것 같다.
 
  주인이 뛰어나와서 다짜고짜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야! 눈에 뵈는 게 없나?” 그 말에 순간 나는 화가 치밀었다. 시각장애우에게 뵈는 게 없느냐고 묻는 것만큼 모욕적인 말이 없었다. 그 주인은 내가 지팡이를 짚고 있는데 내가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을 모를 턱이 없었다. “그래, 나는 뵈는 게 없다. 사람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차양을 높이 쳐야지 이렇게 사람을 받치게 하면 되나?” 나는 지팡이를 들어 올려 주인의 배를 쿡쿡 쑤셨다. 주인도 내게 달려들었다.
 
  나도 욱 하는 성질이 있어서 대거리를 하다 보니 둘이서 육박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보이는 것이 없으니 싸움이 유리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급한 김에 움켜쥔다는 것이 그의 머리였다. 대머리였다. 옳다, 잘 됐구나. 하면서 내가 그의 머리를 손톱으로 긁어버렸다. 남자의 비명소리와 동시에 내게서 그 사람이 떨어져나갔다. 남자는 씩씩거렸지만 그제야 분위기 파악을 하고는 자신의 말실수가 나를 화나게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내게서 한참 떨어져서 미처 몰랐노라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주위 사람들도 그만하면 됐으니 그만 참으라고 나를 다독였다. 나도 마음이 좀 가라앉았고 그쪽의 사과도 받았으니 그쯤에서 그만 두어야 했다. 상소리를 하거나 다툴 때에도 상대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은 가려 해야 한다. 공자님도 들으면 못 참는 말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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