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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아들과 함께 공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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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3:28 조회1,6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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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 교육은 남들 하는 만큼 했으나 진짜 문제는 안마사협회에 들어가는 일이었다. 국가에서 자격증 취득자에게 학력 제한을 두었는데 내가 초등학교 졸업자이다 보니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해야 안마사협회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다른 교육기관에서는 검정고시 대비반도 있었는데 우리 복지관에서는 재활을 마쳐야만 검정고시반이 허락되었다.
 
  내 동기생 중에 다섯 명이나 나하고 똑같은 형편이었다. 시기를 놓치면 일 년을 더 기다려야 검정고시를 치를 수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우리는 검정고시와 재활공부를 동시에 하자고 결의를 모았다. 하지만 신청서를 받아놓고 보니  "일반인들도 어렵다는 검정고시를 눈 감고 어떻게 하겠노" 하면서 자신감이 모두 사라졌다. 검정고시를 치지 못하겠다고 뒷걸음질을 쳤다. 그때 김광호 국장과 김장민 부장, 이경희 과장, 오영인 선생님이 격려를 해주었다.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다시 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나는 다시 용기를 내어 경험삼아 시험을 쳐보기로 했다.

 

  선생님들이 녹음해준 수업내용을 반복해 듣는 것이 주요 공부 방법이었다. 하지만 워낙 오랜만에 해보는 공부가 쉬울 리 없었다. 아들도 하는 공부를 아버지가 못하는 것이 영 체면이 서지 않았다. 아들은 다 늦게 웬 공부고, 하면서 핀잔을 주었다.

 

  나도 자존심이 있는데 이번에 떨어지면 아들에게 또 핀잔을 들을 것이 뻔했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자랑스러운 아버지는 아니어도 부끄럽고 창피한 아버지는 되고 싶지 않았다. 최소한 아비로서의 자존심만은 지키고 싶었다. 나는 시간이 되는 대로 수업 녹음테이프를 듣고 또 들었다. 밤낮이 없었다. 뵈는 것도 없으니 밤낮이 따로 있을 리 없었다.

 

  내가 자려고 누우면 밤이었고 일어나면 아침이었다. 시간을 많이 빼앗는다는 텔레비전은 나하고 무관했다. 녹음테이프를 듣느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누워서 듣다가 깨어보면 새벽이었다. 잠이 깨면 다시 테이프를 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던 적이 없었다. 자기가 필요에 의해서 하는 공부가 진정한 공부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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