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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수술은 잘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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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4:01 조회1,6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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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 의사 앞에서 안대를 풀었는데 사물이 반쪽만 보였다. 수술이 잘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의사는 다시 수술을 해보자고 했다. 며칠을 기다렸다가 다시 수술실로 들어갔다. 봉합한 시신경이 붙어야 했는데 계속 떨어졌다. 그렇게 병원에 백일 정도 입원해 있었다. 그 사이 전신마취와 부분마취와 레이저 수술을 합해 이십여 차례 수술과 시술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가게를 쉴 줄 몰랐다. 가게 문도 열어야 하고 할 일이 많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눈만 다 나으면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치료가 잘 되기만 바랐다.
 
  하지만 그런 희망도 날이 갈수록 자신이 없어졌다. 예감이 좋지 않았으나 가족들에게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망막을 붙게 하기 위해 눈 속에 오일을 넣으면 엎드려 있어야 했다. 가스와 망막을 밀어주는 역할을 하여 망막이 잘 붙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잠잘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가능한 고개를 숙이고 생활했다.

 

  아이들이 다섯 살, 여덟 살 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아이들을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놓고 낮에 병원에 와서 간호를 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돌아오는 오후에 집으로 가곤 했다. 다행이 같은 처지의 사람들도 있고 해서 서로 도와가면서 병원생활을 했다.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혼자서도 생활이 가능하니 아내에게 가끔씩만 오라고 했다. 조카들은 주말에 문병을 오곤 했다.

 

  망막은 잘 붙지 않았다. 망막을 붙이는 레이저수술을 그때그때 했지만 손가락 정도만 보일 뿐 더 이상의 시력은 나오지 않았다. 담당의가 회진하는 날 아침이었다. 내 눈을 들여다보던 의사가 나에게 물었다. “결혼했습니까?”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이는 몇인가요?” 다시 의사가 물었다. “머시마만 둘입니다.” 했더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더 이상 시력이 나오는 것이 어려워서였을까, 손가락 정도 보이는 것이 유지되니 의사는 이제 그만 퇴원하라고 했다. 그때 더 이상의 희망이 없는 것이구나 싶었다. 어쩔 수 없이 퇴원해야 했다. 그래도 집에 가는 것이 좋았다.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나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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