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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김해 선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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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4:10 조회1,5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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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을 보러 간 곳은 김해시에서 4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농사를 지었는데 시내와 가깝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큰 불편은 없을 것 같았다. 그날 아가씨 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는데 내가 워낙 반찬을 안 가리고 맛있게 잘 먹다보니 아가씨의 어머니 눈에 내가 밉지 않게 보였던 모양이었다. 나로서는 하루 종일 일하고 온데다가 김해까지 왔으니 배가 고픈 건 당연했다.
 
  대충 선만 보고 왔으나 아가씨가 키도 크고 인물도 괜찮아서 나는 마음이 끌렸지만 워낙 내 조건이 좋지 않아서 또 거절당할까봐 마음을 졸였다. 사실 나라도 어려운 가정에 시집오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게 내가 아내를 고생시켜선 안 되는 이유였다. 후에 알았는데 내가 아내와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장모님 덕분이었다. 내가 저녁 먹는 모습을 마음에 들어 했던 장모님이 적극적으로 나를 지원해주셨던 것이다. 내 형편이 어렵고 조건이 나쁜 줄은 알고 계셨지만 복스럽게 먹는 사내는 절대 여자를 고생시키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장인어른은 내가 안경을 쓰는 것을 마음에 걸려하셨다. 당시엔 시력이 나쁘거나 안경을 쓰는 것이 큰 흠이 되는 시절이었다. 게다가 내 경우에는 한쪽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 그걸 숨기려고 색이 짙은 안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거부감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혹시라도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들킬까봐 조심을 해야 했다. 신체적인 결함을 속이는 것이 잘못인 줄 알았지만 그랬다면 누구도 내게 시집올 여자는 없을 것 같았다. 다행히도 장모님이 나를 워낙 맘에 들어 해서 마침내 결혼을 승낙 받았다. 어쨌든 한쪽 시력을 이미 상실했던 것을 알았다면 장인어른도 절대 물러서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다.

 

  그때 내게 선을 보라고 했던 사람은 아내의 이모였다. 장모님이 가끔 부산에 오실 때 나를 보시고 그 후로 몇 번 눈여겨보셨던 모양이었다. 열심히 살다보니 좋은 일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장인어른 김응태와 장모님 유두선의 하나밖에 없는 사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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