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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의 세상사는 이야기 뵈는게 없으면 겁나는게 없다

찍새와 아이스께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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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09-05-20 14:38 조회1,8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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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장례를 치르느라 며칠 결석을 했지만 슬픔 속에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래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학교에 나갔다. 중학교 1 학년,  열네 살인 나에게 공부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상반기 육성회비를 내지 못하였고 2 학기 회비도 밀리게 되었다. 어머님의 오랜 투병으로 그나마 없는 살림마저 바닥이 나있는 상태였다. 담임선생님께서 회비 안낸다고 자주 야단을 치셨다. 학우들 앞에서 꾸중을 듣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괴로웠다. 언제 형편이 나아져 육성회비를 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회비는커녕 당장 먹고 사는 것도 막막했다. 결국 나는 중학교를 자퇴하였다. 내가 아무리 공부하고 싶다 해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당장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우선이었다.

 

 어린 나이에 사회에 나와 특별히 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는 형님 따라 구두닦이 찍새를 하면서 다방이나 사무실 공장 등으로 다니면서 나의 사회생활이 시작되었다. 찍새는 내 구두 통을 가지고 손님의 구두를 닦는 것이 아니라 그 형들이 닦을 구두를 얻어오는 일이었다. 졸다구로 따라다니다 보니 돈 버는 것은 겨우 혼자 쓸 수 있을 만큼의 아주 적은 돈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보기 어렵겠지만 밤에는 아이스크림 통을 어깨에 메고 각 동네마다 팔러 다녔다. 극장에서도 팔았는데 그때는 영화 시작하기 전에 객석을 돌아다니면서 팔 수 있었다. 낮에는 구두닦이 찍새, 밤에는 아이스께키 팔이 등 돈 버는 일이 있으면 가리지 않고 하였다. 그나마 비가 내리는 날이면 공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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